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이 갈까
헛갈리는 3표지석에 잠시 멈춰 선 길, 그러나 사색은 더 깊어졌다
내포문화숲길 내포천주교순례길 5코스
― 홍주성 따라 걷는 일요트레킹, 신념의 길에서 사색을 만나다.
이 길이 왜 이렇게 헷갈리죠? 내포천주교순례길 5코스· 홍주성천년여행길, 표지석 세 개를 만나다
https://youtube.com/watch?v=CEFzPBt2T8I&si=-PN2hsYJGs7if6IL
【한국아트뉴스 = 어랑】 2025년 12월 28일 일요일, 겨울비가 잔잔히 내려앉은 연말,
산들투어 ‘내포문화숲길 투어단’은 충남 홍성을 찾았다.
이번 여정은 내포문화숲길 내포천주교순례길 5코스를 중심으로 진행된 도보순례형 트레킹이다.
총 8km, 약 3시간. 코스는 내포천주교순례길 2.5km + 홍주성천년여행길을 포괄하며
순교의 흔적, 항일운동의 기억, 전통시장과 생활문화, 숲과 능선 풍경
이 한 길 위에 포개져 있는, 도시형 순례길이다
걷는 내내 발 아래는 역사였고,
눈앞의 풍경은 현재였으며, 비를 머금은 공기 속에서 길의 울림은 더욱 선명해졌다.
① 홍성역 — 도시의 관문, 걷기의 문을 열다. 순례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② 고암공원
홍성역에서 길을 따라 오르니
작은 생활 숲처럼 펼쳐진 고암공원이 나타난다.
오늘 걷게 될 시간의 길을 향해 마음을 맞춘다.
③ 김좌진 장군 동상 — 항일 의지의 상징 앞에서
도심으로 접어들면
넓은 로터리 한가운데 당당히 서 있는 김좌진 장군 동상을 만난다.
독립군 총사령관, 청산리 대첩의 영웅.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지금도 여전히 나라의 미래를 향하고 있는 듯하다.
④ 홍성전통시장 — 삶의 체온이 남아 있는 골목
골목길 끝에서
‘홍성전통시장’ 간판이 보인다.
연말 비가 내려 한산한 풍경이었지만
좌판 위에 놓인 채소
장터를 지키는 상인들
이야기가 묻어 있는 가게 간판
곳곳에서 삶의 온기가 전해진다.
⑤ 홍주순교성지 — 침묵 속에서 마주한 믿음의 자리
홍성군청 옆, 차분한 건물과 마당이 펼쳐진 홍주순교성지 순례센터에 도착한다.
1층은 순례 안내 공간, 2층은 예배당.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홍성에는 길이 여러 개 있습니다.
내포천주교순례길, 홍주성천년여행길,
그리고 홍성천주교순례길…
어디를 걷느냐에 따라 기억하는 역사가 달라집니다.”
그 말처럼 표지석과 방향표가 겹쳐 있는 지점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
그 혼란 속에서 되려 길의 의미가 더 깊어진다.
여기는 신념을 지키다 쓰러진 이들의 자리. 말이 사라지고, 침묵만이 남는다.
⑥ 대교공원 — 천주교 생매장터, 고요한 비석 아래에서
스탬프 지점이기도 한 대교공원.
이곳은 내포지역 박해 시기 신자들이 끌려와 생매장되던 자리다.
지금은 단정한 공원으로 정비되어 있지만 발 아래 묻힌 역사는 결코 가볍지 않다.
투어단은 말없이 둘러본다.
걷는다는 것은 몸을 움직이는 일이면서, 동시에 기억을 꺼내는 일이기도 하다.
⑦ 홍주향교 — 유학의 정신이 머물던 공간
도로를 따라 오르면 고즈넉한 기와지붕 아래 홍주향교가 나타난다.
비에 젖은 마당, 고요히 서 있는 전각들. 학문과 도덕, 그리고 가르침의 공간. 종교·신앙·저항의 길 위에서 향교는 또 다른 층위의 ‘정신’을 보여준다
⑧ 매봉재 — 능선 위에서 홍성을 내려보다
마을 주민 안내에 따라 향교 뒤편 능선길로 올라 매봉재에 오른다.
경사는 완만하고 걷기 좋은 오름길. 정상부에 닿자 홍성 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진다.
겨울비가 내려 시야는 흐렸지만 그 대신 풍경은 더 차분했다.
누군가는 배낭에서 간식을 꺼내며 말했다.
“이곳이 오늘 여정의 쉼표 같습니다.”
송년 트레킹의 작은 연회가 능선 위에서 소박하게 펼쳐졌다.
⑨ 명동거리 → 홍성역 도착 — 길의 끝, 그러나 사유는 계속된다
마지막 구간은 조용한 상점가와 명동거리를 지나 다시 홍성역으로 이어진다.
출발했던 역 광장에 다시 서자 오늘 걷던 풍경들이 머리 속에서 천천히 되감기처럼 스쳐 간다.
그리고 누군가가 조용히 말했다.
“우리는 8km를 걸은 것이 아니라, 한 시대의 삶을 함께 걸었습니다.”
그 말이 오늘 여정의 마침표이자 다음 순례를 부르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내포문화숲길 내포천주교순례길 5코스는 신앙의 길이면서 항일정신의 길이었고 시민의 일상길이었으며 사색의 순례길이었다.
표지석 앞에서 잠시 길을 잃는 순간조차 이 길이 품고 있는 역사의 결을 더 깊이 느끼게 하는 경험이었다.
산들투어 투어단은 걷고, 멈추고, 읽고, 기록하며 또 하나의 답사 기록을 남겼다.
이렇게 해서 내포문화숲길, 내포천주교순례길 5코스의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길 위에서 남겨진 발걸음은 멈췄지만, 머릿속과 마음속에서는 1코스, 2코스, 3코스, 그리고 4코스까지
함께 걸어왔던 기억들이 천천히 되살아납니다.
힘들었던 구간, 묵묵히 걸어주던 동행의 발걸음, 그리고 말없이 서로를 격려해 주던 눈빛들. 우리는 길을 완주한 것이 아니라,
길 위에서 서로를 다시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인천으로 돌아와 학익동 ‘새로나치킨’에서 열린 송년 모임. 따뜻한 웃음과 건배의 순간 속에서 우리는 이렇게 약속합니다.
‘내포문화숲길, 이제는 완주로 마무리하자’고. 함께 걸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여정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여기는 산들투어 내포문화숲길 투어단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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