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문화숲길

백제의미소길, 내포불교순례길4코스, 개심사-상사화-일락사지-보원사지-마애여래삼존상

어랑 김주호 2025. 7. 27. 15:36

국가숲길 내포문화숲길 내포불교순례길 4코스
후원 : (사)안견기념사업회 해인미술관 루카스박갤러리
내포문화숲길 완주자에게 박수복화백 그림1점, 안견기념사업회 완주패를 드립니다.

 

백제의미소길, 내포불교순례길4코스, 개심사-상사화-일락사지-보원사지-마애여래삼존상
https://youtube.com/watch?v=Q3lapIHa9ds&si=1jPAtk5ubGF5sxu2

 

천년고찰 개심사에 들어서면 고즈넉한 산사의 정취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어 스스로 마음을 열게 된다. 가야산 전망대를 거쳐 8월에만 잠깐 피는 붉노랑상사화 군락지를 지나 백암사지에 오르면 빈 절터를 마주하며 속세의 부귀영화가 모두 허망했음을 깨닫게 된다. 한때 도로건설 후보지로 진통을 앓았던 퉁퉁고개를 지나 수정봉에 오르면 가야산의 넓은 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거리11.8KM
스탬프 위치개심사, 백암사지
난이도상 : 보행시 TIP : 산 구간으로 이루어진 코스로 안전에 주의하세요.

안녕하세요.

산들투어 내포문화숲길 투어단과 함께 내포불교순례길 4코스를 걷는 여정, 오늘은 그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2025년 6월 22일 아침, 우리는 충남 서산 개심사 입구에서 출발합니다.

전날 내린 비 덕분에 계곡물은 웅장하게 흐르고, 숲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개심사. 천년을 이어온 고찰이자, 이 길의 시작이자 마음을 여는 첫 문입니다.

백제 의자왕 14년, 혜감국사에 의해 창건된 이 절은

봄이면 겹벚꽃과 청벚꽃이 흐드러지는 벚꽃 성지로도 잘 알려져 있죠.

고즈넉한 산사의 기운을 뒤로하고, 우리는 소나무 능선을 따라 발걸음을 옮깁니다.

임도길을 걷다 보면 ‘수리바위’ 안내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수리부엉이가 둥지를 틀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 멸종위기종인 이 부엉이는 지혜와 부의 상징으로 불립니다.

수리바위 위엔, 사라진 옛 절터의 흔적도 남아있습니다.

길은 어느덧 용현계곡을 따라 이어집니다.

그때, 시선을 끄는 노란 물체 하나. 그렇습니다.

‘노랑망태버섯’이 꽃처럼 피어 있었습니다.

희귀한 이 야생버섯은 자연이 들려주는 작은 기적이었습니다.

야생화 군락지 안내판이 반겨주고, 길 가장자리에 자란 풀꽃들조차 자연에 길들여진 존재들처럼 조용히 피어 있습니다.

계곡을 지나면 잠시 후 모습을 드러내는 붉노랑상사화 군락지. 여름의 끝자락, 8월 한 철 불꽃처럼 피어나는 이 꽃은 그 자체로 기다림과 그리움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조용히 발걸음을 옮기면 어느새 우리는 백암사지에 도착합니다.

높은 축대, 깨어진 석탑,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 절터에는 전설이 하나 전해집니다.

“가야산에는 99개의 암자가 있었고, 백암사로 100개가 채워지자 모두 불타 없어졌다.”

넘치면 무너진다는 이치처럼, 이곳은 과욕을 경계하는 무언의 교훈을 줍니다.

이제 우리는 퉁퉁고개를 넘습니다.

한때 도로 공사로 파괴될 뻔한 이 숲은 지금은 온전히 걷는 이들을 위한 길이 되었습니다.

자연과 사람,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며 조심스레 고개를 넘습니다.

고개를 지나 수정봉으로 향하던 우리는 장마철 무더위에 지쳐 진로를 보원사지로 급히 변경합니다.

계곡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 흐르는 물소리와 시원한 나뭇그늘이 우리의 피로를 씻어냅니다.

그리고 드디어, 화엄사상이 깃든 사찰 보원사지에 닿습니다.

고려시대 법인국사가 입적한 이곳엔 당간지주와 오층석탑이 우뚝 서 있습니다.

이 절터 역시 100개 암자의 전설과 연결되어 있죠. 묵언 속에 전하는 불교의 지혜, 그 깊이가 절로 고개를 숙이게 합니다.

그리고 오늘의 마지막,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입니다.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이 불상 앞에 서면 햇살 따라 달라지는 미소가 이상하게도, 나를 바라보는 듯 느껴집니다.

가운데는 석가여래, 좌우엔 미륵불과 제화갈라보살. 과거·현재·미래를 품은 이 세 분의 얼굴은 세월을 초월한 자비 그 자체입니다.

오늘 우리는 마음을 열고(개심사), 바라보고(전망대),

비우고(백암사지), 그리고 웃으며(마애불) 이 길을 걸었습니다.

산들투어 내포문화숲길 4코스, 함께 걸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달, 우리는 다시 5코스에서 만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