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문화숲길

“굴비 엮듯 포박당한 채 끌려갔다” 내포천주교순례길 4코스, 해미국제성지순례길

어랑 김주호 2025. 11. 28. 11:19

국가숲길 내포문화숲길(12)
후원 : (사)안견기념사업회 해인미술관 루카스박갤러리
내포문화숲길 완주자에게 박수복화백 그림1점, 안견기념사업회 완주패를 드립니다.

“굴비 엮듯 포박당한 채 끌려갔다” 내포천주교순례길 4코스, 해미국제성지순례길
https://youtube.com/watch?v=P7DUtQTL0f8&si=6G2oXJnqN52gS8Gr

 

 

내포천주교순례길 중 ‘순교자의 길’이다. 충의사에서 출발하여 천주교 순교자들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한티고개에 오르게 된다. 한티고개는 천주교 박해 당시 처형장소인 해미읍성으로 압송되던 압송로로 천주교인들이 굴비 엮듯 포박당해 끌려갔던 곳이다. 산수저수지를 지나 해미읍내에 들어서면 우리나라 3대 읍성 중 하나인 ‘해미읍성’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에서 많은 내포지역 천주교신자들이 모진 고문과 박해를 통해 순교의 길을 택하게 된다. 해미읍성을 뒤로하고 순교자들의 흔적을 따라 해미천으로 가면 ‘해미순교성지 (여숫골 성지)’를 만나게 된다.
총거리 14.4KM
스탬프 위치 한티고개
난이도중

국가숲길 내포문화숲길 내포천주교순례길 4코스 — 해미국제성지순례길
충의사에서 해미순교성지까지, 믿음·역사·자연이 만나는 순례의 길

[한국아트뉴스 = 어랑] 국가숲길로 지정된 내포문화숲길은 충청 지역의 숲과 신앙, 역사와 문화가 응축된 대한민국 대표 도보길이다. 그중 **내포천주교순례길 4코스(충의사–해미읍성, 총 14.4km)**는 ‘순교자의 길’로 알려져 있으며, 내포 신앙의 아픈 역사와 숲길의 고요함이 한데 어우러지는 특별한 순례 코스다. 
내포문화숲길은 (사)안견기념사업회·해인미술관·루카스박갤러리의 후원으로 진행돼 예술이 함께 호흡하는 더욱 의미 깊은 여정이 되고 있다.

출발 — 충의사(忠義祠), 윤봉길 의사의 정신을 기리다.
순례의 출발점은 윤봉길 의사를 기리는 충의사이다.
윤봉길 의사(1908~1932)는 1932년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폭탄을 던져 일제 주요 수뇌부를 처단한 인물로, 그의 의거는 세계를 뒤흔들었고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충의사 앞에 서면, 윤 의사의 결단과 기개가 지금도 숲을 지나 순례길 끝까지 흐르는 듯한 묵직한 울림이 전해진다. 이곳에서부터 걷는 모든 길은 ‘신념과 희생’을 기억하는 여정이 된다.

한티고개 — 순교자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압송로
충의사를 지나 시량초등학교와 대치리 마을을 따라 걷다 보면 본격적인 오름길인 한티고개 입구에 이른다.
이곳은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당시, 신자들이 해미읍성 처형장으로 끌려가던 압송로였다.
“굴비 엮듯 포박당한 채 끌려갔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비극의 역사가 서려 있다.
고개 정상부에 오르면 대치리와 내포 들녘이 한눈에 펼쳐지고, 가져온 도시락으로 산상 부페가 펼쳐진다.
이 지점은 코스의 공식 스탬프 인증 장소로, 많은 순례자들이 발걸음을 내딛으며 묵념을 올리고 표식을 남긴다.
해미읍성으로 가는길은 넓은 임도로 잘 관리되고 있고
 곳곳에 심어진 **수선화(동백나물과 혼동되는 구근류 야생화)**가 낙엽 속에서 푸릇한 생명을 틔우며 순례의 상징처럼 길을 밝혀준다.
이 수선화들은 부활과 희망, 순결을 뜻해 ‘순교의 길’과 잘 맞아떨어지는 꽃이기도 하다.

산수저수지 — 고요가 흐르는 위로의 물길
한티고개를 지나면 감나무 단지가 나오고, 수확이 끝난 늦가을의 풍경은 깊은 농촌의 여유를 전한다.
이어 등장하는 산수저수지는 이번 코스의 가장 평온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지난 폭우로 파손된 다리 주변을 조심스레 건너 저수지 둘레를 걷는 길은 고요한 물결과 숲의 정취가 어우러져 ‘자연이 주는 위로’를 느끼게 한다.

해미읍성 — 순교의 비극이 서린 내포 신앙의 중심
순례길이 끝나갈 즈음 마주하는 해미읍성은 조선 후기 내포 지역 천주교 신자들이 고문과 심문, 처형을 당했던 비극의 현장이다.
지금은 평화로운 산책 명소이지만, 성벽마다 순교자들의 숨결이 서려 있고 안내판 곳곳에는 당시의 잔혹한 기록이 남아 있다.
성문안으로 천천히 걸으면, 오늘의 평화가 과거의 고통과 대비되며 깊은 울림을 남긴다.

마무리 — 신념·희생·자연이 한 길에서 만나다
내포문화숲길 내포천주교순례길 4코스는 단순히 14.4km의 도보여정을 넘어 독립정신과 순교의 신앙, 자연의 치유가 한 길에서 만나는 순례이다.
충의사의 뜨거운 독립정신에서 출발해, 한티고개의 신묘한 고요와 수선화의 생명력, 산수저수지의 평화, 그리고 해미읍성의 묵직한 역사와 마주하게 되는 여정은 걷는 이의 마음을 겸허하게 만들고, 깊은 성찰을 선사한다.
이 길은
**역사를 걷고, 믿음을 새기고, 마음을 치유하는 ‘기억의 길’**이다.